[코로나 사이언스]- 바이러스로 코로나 바이러스를 잡는다(유전자 가위로 바이러스 RNA절단)

SARS-COV2는 RNA계통의 바이러스이다. 이것이 개체수를 늘리는 메커니즘은, 숙주의 세포에 자신의 RNA를 주입한 후 바이러스의 RNA를 복제하는 RNA중합효소를 생산하여 개체수를 늘리게 된다. 바이러스의 수가 증가될수록 증상이 심해지고 외부전파 확률도 높아진다.

 

그렇다면 RNA복제를 차단하면 효과적인 치료전략이 될텐데, 미국 제약회사에서 개발한 렘데시브르(remdesivir)는 RNA중합효소를 억제해 바이러스의 복제를 막는 치료 후보물질이다. 이것은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 목적으로 임상시험 진행중이던 항 바이러스제로, SARS-COV2에 적용이 가능할지 논의되고 있다. 이외에도 유전자 가위로 RNA를 잘라 파괴시켜버리는 것을 통해 RNA복제를 원천적으로 막으려는 전략도 있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어떤 작용을 하나? 유전자가위는 생명체의 특정 유전물질을 인지하여 절단하는 인공효소로, 특정 DNA염기서열 특정부위를 잘라내거나 다른 유전자로 교체하는 생명공학기술이다. 따라서 유전질환 유발 유전자를 교정하거나, 농축산물의 성질을 바꾸는 등에 이용된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것은 CRISPR Cas system 유전자 가위이다. 

 

박테리아가 바이러스(박테리오파지)의 공격을 방어하려고 진화시킨 면역체계가 크리스퍼이다. 박테리아는 침입 바이러스의 DNA정보를 자신의 DNA에 새겨넣고(이부분이 크리스퍼), 박테리오파지가 다시 공격해올때 이 정보를 바탕으로 적의 DNA를 찾아 파괴한다. (침입 바이러스 DNA를 추적하는 RNA를 만들어 표적을 찾아내고, 가위역할을 하는 절단효소 (Cas9단백질)로 적의 DNA를 절단한다. 절단효소도 종류가 많은데, Cas9는 이중가닥 DNA 모두를 절단하고, Cas13은 단일가닥 RNA를 절단한다. 

 

이런 RNA 유전자가위가 코로나 19 치료제로 이용될 수 있다고 주목을 받고 있다. 2017년 미국 연구진이 RNA를 자르는 유전자 가위인 크리스퍼-카스13을 개발했다. 이 크리스퍼-카스 13을 이용하면 코로나 바이러스 같은 RNA바이러스 방어체제로 이용이 가능한데, 대표적으로 이 크리스퍼- 카스13으로 제거가 가능한 RNA바이러스는 A형 인플루엔자바이러스(IAV), 림프구성 맥락수막염바이러스(LCMV), 수포성 구내염 바이러스(VSV) 등이 밝혀졌다. 

 

IBS와 UNIST연구단은 이 크리스퍼-카스13을 이용해 SARS-COV2를 막을 수 있을지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IBS연구진은 이이제이 전략을 이용한다고 한다. 즉, 바이러스를 이용해 바이러스를 제압하려는 것인데, 이 SARS-COV2의 RNA를 절단할 수 있는 유전자 가위를 환자의 세포에 전달하기 위해 AAV를 사용할 계획이다. 가장 안전한 바이러스성 운반체(vector)로, 유전물질을 전달하는데 이용된다. AAV에 크리스퍼-카스 13을 실어서 감염부위세포에 운반할 수 있다면, 세포안에서 합성된 guide RNA가 바이러스를 찾아내고, 카스 13이 절단할 수 있을 것이다. AAV에는 guide RNA, 카스13의 유전정보가 실릴것이며, 세포안에 들어간 뒤 합성되게 된다. 또는 완성된 카스13를 전달하는 전략도 있다. 

 

이 AAV를 이용하는 전략의 장점은, AAV가 폐에 잘 진입하는 운반체여서 크리스퍼-카스13 유전자 가위를 안전하게 수송하는데 적합하다. 환자의 폐세포 안에서 유전자가위가 생산될 수 있고, SARS-COV2의 RNA가닥을 자르고, 증폭을 억제할 수 있다. 

 

미국, 이탈리아 공동연구팀에서도 바이러스 복제 관련 유전정보와 스파이크 단백질 관여 부위를 동시에 표적으로 하는 유전자가위를 이용한다고 한다. 크리스퍼-카스13은 guide RNA를 쉽게 디자인 할 수 있으며, SARS-COV2의 다양한 염기서열을 목표로 삼아서 인간 유전체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guide RNA 설계가 가능했다. 역시 유전물질 전달체로는 AAV를 이용하였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같은 RNA형 바이러스는 변이가 쉽게 되기 때문에 기존 약물이 들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바이러스 유전자의 여러 부위를 공격할 수 있는 RNA 유전자 가위가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환자에 유전자가위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여러 단계가 필요하다. 바이러스 연구자, 임상적 안정성을 시험할 의료인, 안전한 치료제를 대량생산할 기업 등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

 

출처- 코로나 사이언스, IBS 기획, 동아시아 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