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이언스]- 사이토카인 폭풍

과도한 면역반응인 사이토카인 폭풍에 대한 메카니즘에 대해 더 심층적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인간을 감염시킬 수 있는 7종의 코로나 바이러스 중에 4종(Hcov-229E, Hcov-NL63, Hcov-OC43, Hcov-HKU1)은 가벼운 증상을 동반한 호흡기 감염의 원인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SARS, MERS, 그리고 코로나19의 유행으로 코로나 바이러스는 인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코로나 19는 면역력이 약하거나, 기저질환자에서 치사율이 높다. 하지만 젊은 환자들에서 사이토카인 폭풍이 유발되면 치사율이 높아진다. 1918년 스페인 독감때에도 젊은 층에서 사이토카인 폭풍으로 인한 사망자가 높은 수치로 나타났다. 

 

면역체계를 다시 살펴보면, 병원체에는 우리 몸의 구성성분과 다른 고유 특성(PAMP)가 있기 때문에,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이를 인식하여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SARS-COV2가 침입하면 RNA를 인지하는 수용체(TLR3, TLR7, RIG-I, MDA-5)등이 인식을 한다. 동시에 바이러스 증식과정에서 생성되는 이중가닥RNA를 탐지하여 새로운 단백질의 합성을 막는 수용체 PKR도 활동할 수 있다. SARS-COV2의 경우 세균 내독소인 지질다당질(LPS)를 인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수용체 TLR4도 관여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또한 NLRP3 수용체는 SARS-COV2의 외피단백질(E)와 3a보조단백질을 인식하여 염증성 세포의 사멸을 유도해 감염된 세포를 죽인다.

 

이런 수용체들은 염증성 사이토카인과 제 1형 interferon, 케모카인 등의 단백질 분비를 촉진한다. 제1형 Interferon은 주위세포를 자극해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한다. 사이토카인과 케모카인은 세포와 세포 사이에서 신호를 전달하는 매개체로, 케모카인은 세포의 이동을 유도하는 신호로 세포들을 특정 위치로 불러모은다. 사이토카인은 여러 면역세포들을 활성화해 바이러스와 싸울 수 있게 한다. 동시에 후천성 면역계가 바이러스의 침입에 적절히 반응하게 한다. 과도하지 않게 사이토카인이 적절히 반응하는것이 중요하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SARS와 MERS 때도 환자들의 폐 염증 및 손상을 일으켰는데, 사이토카인은 면역반응 이외에도 세포의 분화 및 분열, 사멸, 혈관 확장 등 여러 현상에 복합적으로 관여하기 때문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중국 우한 연구진은 코로나 환자 41명을 분석해본 결과, 중증 코로나19환자에서 IL-1B, TNFa, GM-CSF등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분비가 증가함을 관찰했다. 사이토카인 폭풍이 질환을 더 치명적이게 만든것이다.

 

강력한 염증성 사이토카인인 IL-1B는 면역반응에 관여하는 여러 단백질의 발현을 유도한다. 손상된 조직의 회복을 돕는데, 과도하게 분비될 시 염증을 심화시키고, 조직이 섬유화되게 한다.(딱딱하게 굳게 만든다.)

 

TNF는 세포사멸신호를 전달하고, 세포의 자살, 괴사를 유도한다. 감염된 세포를 죽여 바이러스의 증식을 막을 수 있지만, 과도하게 분비될 시 건강한 정상세포까지 죽게 만들어 조직 손상을 유발한다. 최근에는 코로나 19 중증환자에서 제1형 Interferon이 과도하게 생성되어 염증반응을 더 악화시켰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기도 하였다. 

 

또한 백혈구 성장인자인 GM-CSF는 면역세포의 생성을 돕는 사이토카인으로, 호중구의 수를 증가시켜 감염세포를 빠르게 제거한다. 과도하게 발현되면서 발생하는 활성산소가 주변 세포에 손상을 주거나, 호중구 세포 밖 덫을 이용해 주위세포를 죽게 만들 수 있다. 호중구는 엘라스타제 효소를 분비해 조직손상을 일으키고, 혈소판을 끌어들여 혈액 응고를 촉진해 혈관을 막아버리게 하기도 한다. 

 

실제로 중증 코로나19 환자의 기관지에서 호중구 세포 밖 덫과 연관된 유전자가 높게 발현하는 과활성화된 호중구가 많이 발견되었으며, 이들이 폐 상피세포 손상을 일으킴을 확인하였다. 대식세포등의 골수 유래면역세포가 내부의 당질코르티코이드(면역반응을 억제하는 호르몬) 수용체 발현에 따라 CXCL8과 같은 케모카인을 생성하고, 이 CXCL8이 호중구의 유입을 촉진시키게 되면서 발생된것이다. (당질 코르티코이드인 덱사메타손이 중증 코로나19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한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급성 폐손상까지 유도할 수 있어, 심할경우 급성 호흡곤란증후군으로 이어져 체내 산소공급이 부족해지면서 기능 저하 및 다발성 장기부전등이 발생할 수 있고,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사이토카인 폭풍에 대한 약은 없다. 이때에는 면역 억제효과가 있는 항염증 치료제를 사용한다. (스테로이드 계열 글루코코르티코이드 및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2020년 6월, 영국의 연구진들은 스테로이드성 항염증 치료제인 덱사메타손이 코로나19 중증환자의 사망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연구보고를 하였다. 현재 영국, 일본에서 코로나19치료제로 긴급하게 승인을 받아서 덱사메타손이 코로나19환자에게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항염증치료제의 효과에 대해서는 확단할 수 없다. 항염증제의 복용이 SARS나 MERS 바이러스의 체내 제거 시간을 늦춘다는 연구결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스위스 연구팀에서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의 일종인 이부프로펜을 투여하면 SARS-COV2가 숙주세포와 결합할때 사용하는 ACE2수용체의 발현을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하지만 이는 후에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철회되었다.)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투여가 코로나19환자의 증상을 악화시킨다는 연구결과를 임상 전염병 학술지에 게재하였고, 안전성이 명확하게 입증될때까지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의 투여를 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항염증 치료제의 투여가 중증 코로나19감염자들에게 나타나는 과도한 염증반응을 완화시키고 치사율을 낮춰줄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출처- 코로나 사이언스, IBS기획, 동아시아 출판